나의 불행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퇴근길에 친구의 소식이 궁금해 전화를 걸었더니
또 한 번 요란한 소동이 지나갔음을 알 수 있었다.
연초에만 해도 가족 모임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다음을 기약했는데
누구랄 것도 없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2년 전 친구 와이프는 뇌종양으로 첫 수술을 받았다
수술 결과가 좋아 호전되는 듯하였지만
1월에 큰 수술을 치르고 회복 중에 또다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안되겠다 싶어 차를 돌려 응급실로 달려갔다
응급실에 발만 동동 구르는 아이들... 얼마나 놀랐을까?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막내 녀석은 엄마가 아팠던 만큼 애어른이 되어 있었다
"얘들아 배고프지 우리 저녁 먹으러 갈까?"
그렇게 아이들의 발을 빼내고서야 친구의 말을 이어 들었다.
그만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의사의 말
3개월 아니 당장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쇠약해져 있었다.
빠듯한 살림에다 최근에는 그마저도 여의치 못했던 가정 살림으로
아내의 소중한 하루가 줄어들까 친구는 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내 나이 마흔에 찾아온 예감 그 어느 것도 지나가는 법이 없을 모양이다.
모든 것이 나로 인해 시작된 것 같아 내가 더 미안할 뿐이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내 나이 마흔에 [일상에서 글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