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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들어 놀러와의 일상을 수필처럼 묘사한 글입니다.


놀러와요 2021-03-04 22:51 조회 수 76 댓글 수 0
작성일자 2021년 3월 4일

돌봄 교실이 끝날 무렵 발걸음을 재촉하니 금세 빗방울이 든다.

 

키 작은 아이 둘이 신발주머니를 올려들고 운동장을 가로지르다

 

아빠를 만날 기쁨에 병아리 같은 걸음으로 내달린다.

 

친구는 엄마가 없음을 직감하고서 주변을 서성이다

 

가방에 넣어둔 전화기를 주섬주섬 찾기 시작했다

 

딸은 나에게 받은 우산을 친구에게 펼쳐보지만

 

이리저리 내빼는 친구 탓에 까치발로 우산 나눔에 여념이 없다.

 

통화를 마친 친구는 혼자 집에 가야 할 것 같아요라며 말을 건네온다

 

비는 그쳐 땅은 꼬들꼬들 해지고 있었지만

 

혼자 보내기 걱정되어 데려다주겠다 하였고

 

몇 번이고 괜찮다는 아이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지켜보다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이 되어서야 오늘의 이야기를 아내에게 들러주었더니

 

아무리 그래도 아이를 혼자 보내면 어쩌냐며 크게 화를 낸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뜩 드는 걸 보면 오늘은 내가 봐도 바보스러웠다.

 

끝까지 데려다주었어야 했는데... 왜 그런 고집을 피우지 못했을까?

 

오늘은 혜림이 만큼도 어른스럽지 못한 아빠여서 정말 미안해~


그리고 입학 정말로 축하해

 

일상에서 글을 만나다. [우산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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